제목 후보, 마음에 드는 걸 골라 쓰세요
애가 손을 들고 물어보는데,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.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. 스물여덟 명 얼굴이 겹쳐서, 출석부에서 분명 봤는데 입이 안 떨어졌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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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이 켜진 교실, 책상 여덟 개가 놓인 각도 (지금 교습소의 정돈된 규모가 보이는 장면)
저는 대형학원에서 수학을 7년 가르쳤어요. 한 반에 스물여덟 명씩 네 개 반. 수업 자체는 재미있었고 자신도 있었습니다. 설명하는 건 제가 워낙 좋아하는 일이니까요.
문제는 수업이 끝나고 나서였습니다. 시험이 끝나면 틀린 문제를 아이마다 짚어줘야 하는데 다음 반이 바로 밀려 들어왔어요. 원장님께 보충 시간을 따로 잡을 수 있을지 여쭤봤더니 "그러면 강의실 비는 시간이 생겨서 곤란하다"고 하시더라고요.
틀린 말씀은 아니었죠. 학원 운영 입장에선 그게 맞으니까요. 하지만 이름도 가물가물한 아이한테 "이건 다음에 다시 풀어보자" 하고 그냥 돌려보내는 게 퇴근길 내내 마음에 밟혔습니다.
스물여덟 명을 한 번에 가르치면 누구라도 그랬을 거예요. 하지만 그때 제 모습이 스스로 참 부끄러웠습니다.
2년을 고민하다가 학원을 나왔어요. 솔직히 무서웠습니다. 매달 나오던 월급이 사라지는 거니까요.
불당동 아파트 단지 앞 상가 1층에 책상 여덟 개 놓인 작은 교습소를 열었습니다. 그렇게 5년째 초등 고학년이랑 중1 수학만 가르치고 있어요.
여덟이 다 차면 더 받지 못합니다. 작년에는 등록하시겠다고 찾아오신 어머님을 돌려보낸 적도 있어요.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면서도, 그 여덟을 지키는 게 제가 학원을 나온 이유라서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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원장이 책상에 앉아 아이들 오답 노트를 넘겨보는 손 위주의 장면 (얼굴 대신 준비하는 모습)
지금은 아이가 문제를 틀리면 바로 옆에 앉아서 같이 봅니다. "어디까지 알겠어?" 물어보면서요. 이름을 똑바로 부르면서요. 제가 대단한 선생이라서가 아니라, 딱 여덟 명만 받으니까 가능한 일이에요.
작년에 중학교 올라간 학생 어머님께서 이런 문자를 보내주셨어요.
어제는 얘가 집에 오더니 수학 문제집부터 먼저 펴더라고요. 그게 참 신기했어요.
성적 올랐다는 얘기보다 저는 그 말씀이 몇 달 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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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가 공부하던 책상에 놓인 연습장과 연필 (학생 없이 공부 흔적만)
대단한 쪽집게 비법이 있는 학원은 아닙니다. 대신 아이 한 명이 오늘 어디서 막혔고 왜 헷갈렸는지는 제가 정확히 알고 보냅니다. 이름 불러주며 제대로 가르치고 싶어서 차린 곳이니까요.
저희가 실제로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는 다음 글에 솔직하게 적어두었습니다. 과장이나 자랑은 뺐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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